9·19 군사합의에 포함된 비행금지구역 복원 문제가 다시 정치·군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민간인의 반복된 대북 무인기 침투를 계기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합의 일부 복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야당은 대북 저자세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 역시 공식 입장을 내면서 남북 간 공방은 외교적 사안에서 항공 규제 문제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성일종 의원 (사진:연합뉴스)

정부, 비행금지구역 복원과 항공안전법 개정 추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월 18일 브리핑에서 물리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회복을 이유로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비행금지구역 일부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쳤으며, 적절한 시점에 공식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2018년 체결된 9·19 군사합의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 기준 동부 15km, 서부 10km 이내에서는 무인기를 포함한 항공기 비행이 제한된다. 해당 조치는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공역 통제 장치로 도입된 바 있다.

정부는 비행금지구역 복원과 함께 항공안전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비행제한공역에서 승인받지 않은 무인기 운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남북관계발전법에는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 금지 조항을 반영할 방침이다. 이는 민간인의 대북 무인기 비행을 법적으로 명확히 규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브리핑에서는 군경합동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민간인의 대북 무인기 비행은 기존에 알려진 두 차례가 아니라 총 네 차례로 확인됐다. 2025년 9월과 11월, 2026년 1월에 걸쳐 강화도 일대에서 북한 방향으로 무인기가 발진했으며, 일부는 북측 지역에 추락했고 일부는 개성 상공을 거쳐 남측으로 복귀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 (사진: 연합뉴스)

여야 공방과 북한 반응

국민의힘은 정부 조치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이 기존 합의를 사실상 무력화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먼저 복원을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정부가 유감을 표명한 점 역시 문제 삼았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비행금지구역 복원과 항공안전법 개정이 군 작전에 제약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지적하며, 발표 과정에서 국방부와의 조율이 충분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도 입장을 밝혔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 정부가 무인기 침투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 의지를 밝힌 점을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주권 침해가 재발할 경우 심각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함께 전달했다.

비행금지구역 복원 논의는 남북 군사적 긴장 관리 차원을 넘어, 국내 무인기 운용 규제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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